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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리 스토커/해리 하트
지능형 사이코패스 E맨이 보고 싶어 쓴 썰조각
찰리는 청소년 시절, 주변 사람들에게 심한 따돌림을 당한 일이 있었다. 작은 독방에 갇혀 하루 내 공포에 떨어야 했다. 아무도 찰리를 찾지 않았고 구해준 사람은 더더욱 없었다. 이런 괴롭힘이 몇 차례. 찰리는 공격성, 강박증, 편집증, 폐쇄 공포증, 인간에 대한 강한 불신 등 온갖 심리적 장애를 갖게 된다.
처음 시작은 개미를 죽이는 것이었다. 개미는 누구나 죽일 수 있었다. 길을 가다가 저도 모르게 밟아 죽이곤 한다. 어린 아이들은 장난 삼아 개미 한 마리를 잡아 가지고 놀며 죽였다. 하지만 찰리는 달랐다. 그들처럼 개미를 죽였지만 그들과 다르게 개미들을 살해했다. 아주 무자비하게! 찰리는 조심스레 개미들을 잡아 어항에 가두었다. 일주일 간 열심히 먹이를 주고 집을 꾸며 주며 정성스레 키웠다. 개미들은 금방 새로운 환경에 적응했고 안락한 삶을 즐겼다. 그리고딱 일주일이 되던 날, 찰리는 황산이 담긴 비이커를 개미굴 속에 기울여 흘려버렸다. 실수로? 아니, 실수를 가장한 고의로. 개미들은 강한 산에 녹아 죽었다. 그들은 필사적으로 굴에서 나오려 바버둥쳤지만 헛수고였다. 찰리는 그 모습을 보며 희열을 느꼈다.
다음은 고양이었다. 길가에서 마주친 까만 길고양이. 갈색눈이 예뻤다. 그래서 데려왔고 정성스레 키웠다. 이토록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 찰리는 행복했다. 제게 부비적대며 애정을 표하는 이 고양이가 어떻게 변해갈 지 기대됐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고양이가 제게 완전히 마음을 준 날, 찰리는 고양이를 버렸다. 작고 작은 보석함에 고양이를 정성스레 우겨 넣었다. 고양이는 예쁜 목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울음소리를 못 듣는 건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찰리는 고양이를 담은 상자를 노오란 테이프로단단히 봉했다. 소리 하나, 산소 한 움큼도 빠져 나가지도 못하도록. 그리고는 사람들이 잔뜩 돌아 다니는 공원의 나무 밑에 정성스레 묻어 주었다. 타임캡슐을 묻는 소년처럼. 십년 뒤에 찾아오면 이 고양이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즐거운 상상이었다.
찰리는 점점 더 크고 아름다운 것을 찾아 다녔다. 그리고 마침내 발견한 것이다. 제 생에 그토록 아름다웠던 것을 본 적이 있었나? 수많은 동물들도, 여자들도, 남자들도 그 누구도 그를 완벽히 만족시키지 못했다. 그런데 십년이 지난 이제야 나타났다. 십년 전 그 고양이가 사람의 모습으로. 깨끗하고 순결해 보이는 하이얀 와이셔츠, 단정하고반듯하게 맨 넥타이와 그를 위해 만들어진 듯 딱 맞는 고급정장. 그를 지탱하듯 늘씬하게 뻗은 검은 우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갖고 싶다. 찰리 스토커는 10년이 흘러 간절히 원하는 것이 생겼다.
- E! 요즘 뭐해? 쌔로운 쁘로젝뜨 준비한다며!
커뮤니티의 닉네임 통칭 V, 발렌타인이었다.
- 아, 뭐. 재밌는 걸 발견했어요.
- OH! FUCKING GOOD! 나중에 나한테도 알려줘!
- 내키면.
네가 별로 안 좋아할 것 같지만. 찰리는 마지막 말을 삼켰다. V에게 진짜 제 모습을 보여줄 필요는 없지 않은가? 찰리는 들고 있던 펜을 돌리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바보같은 V. 내가 이 사람은 건들지 말랬잖아. 내 말을 안 들어서 그러게 된 거야. 그렇게 영웅놀이를 하고 싶다길래 기껏 위성까지 빌려줬는데. 찰리는 혀를 찼다. 뭐, 덕분에 원하는 걸 쉽게얻어냈다. 다른 놈들이 관심도 갖지 않으니까. 찰리는 여전히 가지런히 침대 위에 링겔을 꽂고누워있는 해리를 돌아보았다. 드디어 손에 넣었다. 사랑스러운 검은 고양이. 십년이나 지나서 만났네. 찰리는 해맑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