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2D

[은혼] 긴히지 썰 모음

감송향 2018. 6. 21. 21:42

1. 수인 긴히지. 구미호 긴토키, 인간 히지카타.


긴토키는 천 년을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온 구미호였음. 천 년 전 한 퇴마사에게 힘을 봉인당하고 원래의 구미호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봉인이 풀릴 때까지 인간의 모습을 강제로 유지해야 하는 저주에 걸렸음. 이걸 풀 수 있는 사람은 저주를 건 장본인뿐인데 인간인 그가 죽어버린 탓에 영원히 그 저주 속에서 살게 되었음. 긴토키는 곧 신이 될 존재였던 자신을 이렇게 만든 그 퇴마사를 매일 같이 저주하며 살았음. 물론 힘이 없어 그 저주가 실제로 행해지진 않았지만. 천 년 간 세상은 빠르게 변했지만 긴토키는 변하지 못한 채 무료하게 그저 차라리 누군가가 자기를 죽여줬으면 하는 생각만 하며 살아왔음.


그렇게 시간이 지난 천 년 하고도 스무해 째 긴토키는 캠퍼스에서 한 남자를 발견함. 잊을 수 없는 얼굴, 잊을수 없는 목소리, 잊을 수 없는 냄새, 그를 나락으로 떨어뜨린 남자의 영혼이었음. 히지카타 토시로! 긴토키는 히지카타를 향해 소리쳤음. 히지카타는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뒤를 돌아봤음. 은발의 붉은 눈동자를 가진 남자가 분노로 이글거리는 눈으로 자신을 보고 있었음. 아는 사람인가? 기억을 더듬어 봤지만 전혀 기억에 없는 사람이었음. 처음 보는 사람이 자신의 이름도 아는데다 이유 모를 분노를 불태우고 있는 게 히지카타로선 황당했지만 긴토키는 그를 알 리 없었고 그저 눈 앞에 제 원수가 있다는 사실만이 중요했음. 긴토키는 다짜고짜 달려가 히지카타의 멱살을 잡아챘음.


네 녀석이 감히 나를!


하지만 히지카타는 긴토키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고 그저 누구냐며 도리어 짜증을 냈음. 그제서야 긴토키는 뒤통수를 후려 맞은듯 망연자실 히지카타를 보았음. 분명히 같은 영혼인데 미묘하게 냄새가 달랐음. 당연히 요력이나 힘도 느껴지지 않았음. 같은 사람인데 같은 사람이 아니다. 긴토키는 잔인한 현실에 좌절했음. 드디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헛된 희망이었던 것.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좌절감, 공포, 원망이 폭풍처럼 긴토키를 휘감았음.


죽일 수는 없었음. 어쩌면 그저 각성하지 않아서 힘이 느껴지지 않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죽여버리면 그 가능성조차 사라질 테니까. 차라리 저 녀석의 힘을 흡수해 버릴까? 접촉하면 그 힘을 뺏을 수 있을지 몰라.혹은 접촉으로 인해서 힘이 풀릴 지도. 왜 그런 클리셰 자주 있잖아. 가능할지도 몰라. 자기가 생각하기에도 멍청한 생각 같았지만 이 세상 만화보다 더 만화 같은 게 현실이고 긴토키는 그 픽션 속에서도 가장 픽션 같은 존재였음. 허술한 녀석이니 어쩌면 이런 일까진 생각 못했을지도 모른다. 긴토키는 그렇게 스스로를 납득시켜 버렸음. 문제는 자신을 잔뜩 경계하고 있는 녀석에게 접근해서 어떻게 접촉을 시도해 보냐의 문제인데... 긴토키는 히지카타가 사라져 버린 곳을 멍하니 바라보며 고민했음.


한편 히지카타는 자꾸 뒤가 켕기는 기분에 영 찝찝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음.


왜 그래, 토시?


2년 선배인 곤도가 히지카타의 찌푸린 얼굴을 보며 걱정스레 물었음.


별 거 아니야, 곤도 씨.
흐음...


곤도는 곤란한 얼굴로 말을 흐렸음. 저렇게 얼버무릴 때의 히지카타는 아무리 물어도 대답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었음.


-


긴토키는 인간에게 봉인 당한 뒤로 힘을 잃고 인간의 모습으로 지내고 있음. 구미호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힘을 온전히 사용할 수 있는데 변환마법에 힘을 다 쓰고 있는데다가 모습을 강제로 인간으로 유지시키고 있는 부적을 달고 있어서 그걸 뗄 수도 없고 그 상태로 지내고 있었음. 그러다 히지카타를 만남. 긴토키를 봉인했던 그 퇴마사의 환생이었음. 히지카타만이그 부적을 풀어줄 수 있었고 긴토키는 히지카타에게 날을 세우고 달려들었음.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갓 대학생이 된 히지카타에게. 긴토키는 히지카타를 범해서 그 힘을 빼앗을 생각으로 강간을 시도하지만 실패했음.


죽이고 싶고 굴복시키고 싶고 힘을 빼앗고 싶었지만 히지카타에겐 손을 댈수가 없었음. 부적 때문에 몸이 타는듯한 고통을 느꼈기 때문. 긴토키는 결국 고통을 받다가 히지카타의 목을 조르며 울었음.


네 녀석만 아니었어도 나는! 나는 너를 믿었는데!


히지카타는 그때 깨달음. 종종 꿈에 나온 구미호가 긴토키였다는 사실을.


너... 자유가 되고 싶어?

당연하잖아!

인간이 되고 싶어했잖아.

그래, 인간이 되고 싶었어. 너와 함께 지낼수 있으니까!

하지만 영험한 구미호는 인간과 교미해선 안 되고 인간의 악에 물들면 악귀가 돼. 너는 네가 사랑했던 히지카타 토시로 때문에 이미 인간의 악에 물들고 있었어. 그래서 그는 너를 속인거야. 이걸 알고도 다시 돌아가고 싶어? 넌 이미 손에 피를 묻혔고 이번엔 인간으로도 신으로도 돌아가지 못해. 그저 요괴 구미호로 지내야 해. 그래도 돌아가고 싶어?

그래...


긴토키는 대답했음.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음. 그럴 수밖에 없잖아. 네가 이렇게 눈 앞에 다시 나타나 버렸는데. 남아있던 내 힘은 이제 거의 사라졌어. 당장 불타 사라져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야. 네가 걸어준 목걸이가 내 힘을 봉인했고 나를 억누르고 나와 끊임없이 싸우는데 나는 거기에 힘을 다 써버렸고. 너와 다시 지내려면... 이 방법밖에 없잖아. 히지카타. 네가 싫지만 그만큼 너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는데... 천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난 한 시도 너를 잊은 적이 없어. 이제야 너와 다시 함께 할수 있는데 그러려면 모든 걸 버리더라도 이 방법 뿐이잖아.



2. 극장판 5년 후


1) 해결사의 두 아이들이 데려온 남자는 기분 나쁘게도 낯설면서 익숙했다. 입고 있는 옷이나 목소리도 닮았지만 무엇보다 그 분위기가 자꾸만 긴토키를 떠올리게 했다. 머리는 다른 사람이라고 인지하면서 몸은 머리의 판단을 의심했다. 너무 오래 녀석을 기다린 탓이다. 그래서 긴토키와 비슷한 냄새에 무심코 끌려버리는 것이다.


2) 히지카타는 고통스럽지만 아련한 마음에 긴토키에게 손을 뻗고 긴토키는 히지카타의 멱살을 잡고 바닥에 내동댕이 침. 긴토키... 하면서 손을 뻗는 히지카타를 엔미에게 먹힌 긴토키는 목을 조르면서 입을 다물게 함.


3) 섹스를 끝내고 잊어라. 라고 말하면서 히지카타의 머리에 엔미의 저주를 심어 히지카타의 기억을 조작해 버리는 긴토키. 히지카타는 긴 잠에서 깨어난듯 눈을 뜸. 무언가 긴 꿈을 꾼 것 같은데 꿈의 내용이 기억나지 않았음. 히지카타는 다시 본부로 돌아갔고 아득히 저 멀리서 챠랑거리는 금속음이 들려왔음.



3. 무사도


어느 새엔가 좋아하게 돼 버렸다. 멍청함 속에 숨겨진 올곧음을. 어린 시절 저를 거둬주었던 곤도와도 닮은 뚝심을. 저도 모르는 사이 반해버린 거다. 동경하게 되어 버린 남자의 뒷모습에, 그의 검에, 그의 무사도에.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를 쫓고 있는 시선이 말하고 있지 않은가. 히지카타 토시로라는 인간은 사카타 긴토키에게 연정을 품어버렸노라고.



4. 가시아귀


가시아귀 시절 히지카타는 진짜 잘못 건들이면 다 반죽음 하고 다닐 것 같이 인상 험악해서는 사실 사람 잘 안 패고 자기 공격하는 놈들만 패고 다니는 게 너무 좋고 근데 그게 본인이 인상 험악하게 하고 다녀서 시비털리는 거란 걸 본인도 잘 알고 오히려 그래서 더 껄렁한 척 하면서 어그로 끄는 거였으면. 하루의 스트레스를 쌈박질로 마무리하는 히지카타. 하루의 시작이 싸움으로 시작해서 끝도 싸움으로 끝나는... 긴토키가 성인들 공격해서 그 돈 훔쳐 먹고 살았던 거란 거 내 피셜인데 가시아귀 시절 히지카타도 제대로 된 일을 했을 리는 없고 항상 자기 털러 온 깡패들 역관광해서 그 사람들 지갑 털어서 먹고 살았으면 좋겠음. 그것 때문에 적은 매일 같이 더더더 늘어나고. 물론 싸움도 싸움이지만 맞기도 많이 맞았을 테니 맷집도 엄청 좋지 않을까? 웬만큼 맞는 걸로는 끄떡도 없을 거고 천심류 도장 들어갔을 때도 오키타를 때리기가 뭐해서 오키타랑 싸우면 거의 맞아줬으면 좋겠음. 그래서 오키타는 히지카타가 건방지기도 하고 짜증나서 더 때리고 나중 가선 히지카타는 맞는 거 좋아한다고 초M이라고 말하고 다니는 지경에 이르렀겠지. 히지카타 도M설이 여기서 유래된 거였으면. 그런데 히지카타는 둔탱이라서 그게 그렇게 된 건질 모름. 히지카타 관련 모든 루머의 발원지는 오키타인 게 좋다.



5. 유녀


유녀들의 영웅 사카타 긴코와 그런 긴코에게 반했지만 멀리서 바라만 보는 유녀토시코.


유녀 검색하다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흥미로운 것은 예전에 게이샤는 남자였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18세기에 여자로 바뀌었으며"


게이샤히지와 가난한 무사 백야차.


게이샤파코와 가문 자체는 이름있지만 본인은 집을 나와버린 무사 히지카타로 히지카타는 종종 이시다 산약 약장수로 변장하고 다님. 약을 팔러 갔다가 게이샤파코를 만나게 되는 히지카타. 그 이후로 파코를 끌고 가려는 남자들을 전부 쓰러뜨렸더니 파코가 되레 저 녀석들은 손님이라고. 당신이 뭔데 내 영업을 방해하느냐. 짖궂어서 다른 것까지 요구한 것뿐이지 다음에 나를 보러 올 사람들이다! 하고 역정을 내니까 히지카타가 도리어 그런 쓰레기들은 손님 자격도 없다고 차라리 자길 고용하라고. 자기가 여기서 저런 불량배들 쫓아주겠다고. 얼떨결에 오지랖 발동해서 긴토키네 가게에 식객이 되어버리는 히지카타.



6. 정보원 긴토키와 CIA 히지카타


긴토키는 한 때 해결사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뭐든 해주는 그런 용역인이었음. 당연하게도 뒷세계에 발도 꽤 깊이 담그고 있었음. 그러다 공사치던 하나가 틀어지는 바람에 정보국에 잡히거나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되었음. 귀신 같이 잡히지도 않고 위험도 쉽게 무릅쓰던 긴토키는 분명 죽음을 무릅쓰더라도 잠적타려 할 거다라고 생각하던 업계와 달리 긴토키는 순순히 정보국에 붙잡혔음. 이때 긴토키는 신분을 숨기며 백야차라고만 불리고 있었고 백야차의 악명은 생각보다 꽤 높았음. 그래서 백야차가 CIA에 붙잡혔다는 소식은 꽤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갔음.


한편 긴토키를 담당한 정보국 요원 히지카타는 불쾌한 표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긴토키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가만히 긴토키를 관찰하고 있었음. 누구에게도 입을 열지 않고 그저 독방으로 들어가겠다라고만 하는 긴토키에게 질린 요원들은 하나 둘 씩 떨어져 나가다 결국 가장 유능한 요원 히지카타에게 차례가 돌아간 것이었음. 히지카타는 지금 악명높은 테러리스트를 쫓고 있었기에 갑작스런 투입에 짜증이 잔뜩 나 있었음. 조금만 하면 잡을 수 있었던 상황에 긴토키를 상대하느라 공적은 다른 요원에게 뺏겨버리고 자기는 입도 안 여는 긴토키 앞에 앉아 있어야 했으니까. 원래 우수한 요원은 스스로의 표현이나 정보 등의 카드를 상대에게 보여선 안 됨. 내 정보는 최소한으로 하여 날것 그대로의 가공되지 않은 정보를 이끌어내야 하기에 감정 또한 드러내지 않았음. 히지카타는 그것에 능했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지 대치 5시간 째 앵무새거나 묵묵부답이라 짜증은 최대치에 달해 있었음. 히지카타의 결론은 이 녀석은 대답할 생각따윈 없고 어떤 정보도 흘리지 않을 놈이고 이곳 어떤 요원보다 고수다.였음. 자기도 캐내기 힘들 상대였고. 그래서 귀찮기도 해서 담배를 뻑뻑 피워댔음. 물론 직업병이란 건 무시하지 못해 자기도 모르게 긴토키를 흘끔거렸지만.


그렇게 5시간 동안 관찰한 긴토키의 행동은 매우 한정적이고 최소한이었음. 숨기는 게 많아 드러내지 않는다는 건 알겠지만 그 이상은 알 수가 없었음. 그 백야차가 어째서 자수나 마찬가지인 상황을 자초한 것인가 하고. 그는 파내면 뒤가 상당히 구린 사람이기에 일반 교도소로 갈 일도 없으며 교도소에 간다고 해도 무사하리란 보장은 없었음. 원수가 많을 테니까. 그렇다면 그가 교도소에 가서 얻을 이득이란 무엇인가. 히지카타는 새 담배를 꺼내 물었음. 매캐한 향이 머리를 깨웠다. 혹시 재산이나 그런것 말고 지키는 게 있을까? 누구에게도 들키면 안 되는. 스스로의 입조차 단속해야 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무언가가? 그는 확실히 일하는 사람이라고 들었다. 신뢸 기반으로 행동하는 인간라던데. 그런 인간이 뒷공작거리를 남겨뒀을 리 없다. 전부 깔끔하게 소거했겠지. 그렇다면 그 스스로에게 중요한 것일 텐데 평생을 살게 될지 모를 교도소에 들어간다고 하는 걸 보면 호화로운 삶, 부귀영화, 생명은 아닐터다. 그렇다면 자신과 관계되지 않은 무엇일까? 설령 누군가를 보호하고 있다거나... 그 순간 히지카타는 무언가로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음.


이거다. 촉이 왔음. 히지카타는 무심한 척 긴토키를 떠 보았음. 정말로 독방에 지내는 것만으로 괜찮은 거냐고. 네가 지키려는 그 녀석의 안위가 너를 노리는 녀석들에게 노출되지 않을 자신이 있느냐고. 밑져야 본전. 아니어도 딱히 손해볼 건 없고 뭐라도 얻어 걸린다면 그야말로 횡재였다. 긴토키는 별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이전보다 히지카타를 더욱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마치 자신이 그를 관찰하듯 그도 히지카타를 관찰하는 것 같았다. 잘 됐어. 좋은 징조다. 히지카탄 긴토키의 시선을 정면으로 받으며 결코 물러나지 않았다. 한참 눈싸움을 하던 긴토키는 허! 하고 헛웃음 섞인 감탄사를 터뜨렸다. 대단하네, 당신, 정말. 여러 모로 말이야. 긴토키는 말했다. 그리곤 카메라와 마이크를 향해 눈짓을 했다. 히지카타는 고개를 끄덕이곤 카메라와 마이크를 끄고 몸에 걸치고 있던 재킷과 주머니에서 카메라 녹음기 등을 전부 털어 긴토키 앞에 꺼내놓았다. 그리곤 새로 담배를 꺼내 물며 자, 그럼 그 녀석에 대해 말해봐. 라고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나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긴토키는 불량하게 자신을 보는 히지카타의 모습에 피식 웃었다.


내가 그 이야기를 해서 얻는 게 뭔데? 당신이 그들과 내통하고 있으면 그 녀석은 쥐도새도 모르게 죽어버릴 텐데. 이 정보를 누출한 것만해도 나는 엄청 리스크를 짊어진 거거든? 미남 요원씨.

그렇군. 이쪽에도 그쪽과 내통하는 녀석들이 꽤 있으니까 내가 너를 도와주겠다고 해도 신뢰 같은 건 전혀 안 가겠군. 내가 그 녀석을 지켜준다고 해도 마찬가지로 안 믿을 테고. 좋아. 일단 이렇게 하지. 거래를 하자. 나는 네 녀석의 정보가 필요해. 그걸 도와주는 조건으로 나는 너의 신분을 세탁하고 보호해주겠어. 뭐... 너에겐 그다지 필요없는 일일진 몰라도 내가 너를 감시하다 보면 그 녀석의 소재지를 알 수 있게 될 테고 그러면 나는 녀석을 어떤 형태로든 보호할 생각이다. 내 곁에 두면서. 뭐 네가 협조도 안 하고 힌트도 안 준다면 내가 직접 찾아 그 녀석을 인질로 쓸 수밖에.


라고 말했음. 하지만 히지카타는 이 일이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인질로 쓴다는 자신의 말을 긴토키가 믿지 않으리란 것도 꿰뚫어보았음. 5시간 넘게 그에게 시간을 주며 독촉하지 않았던 건 그런 의미였으니까. 스스로가 생각할 기회를 주고 자신이 위협이 되지 않을 사람이란 걸 긴토키가 꿰뚫어볼 거라 히지카타도 생각했기 때문이었음. 역시나 긴토키를 본 히지카타의 눈은 정확했고 긴토키도 그랬음. 아직 불안하지만 이 눈만큼은 믿어도 된다고. 그래서 긴토키는 그 사람의 소재를 알려주는 대신 히지카타와의 일시적 계약을 받아들이기로 했음. 그리고 히지카타를 감시하며 그를 파악하기 쉽게, 히지카타 또한 긴토키에 대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음. 그렇게 두 사람의 동거가 시작됨.


조금 지나서 일어나는 일인데 히지카타는 결국 그 뛰어난 수사력으로 긴토키가 보호하려는 사람이 한 중국인 소녀임을 알게 됨. 히지카타는 긴토키에게 사카타 긴파치라는 새 신원을 주었고 긴토키는 그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음. 그러나 히지카타와 그 중국인 소녀인 카구라에게만큼은 백야차도 사카타 긴파치도 아닌 그냥 긴토키로 지내며 히지카타와의 신뢰관계를 쌓아가고 카구라의 존재를 알게 된 히지카타는 곧바로 카구라를 자기 열한 번째 신원의 혼외자로 데려오고 긴토키는 이 일을 계기로 히지카타에 대한 무한신뢰가 쌓이면서 히지카타의 손과 발, 눈과 귀가 되는 그런 스토리 보고 싶다.


그리고 히지카타 딸 된 카구라는 긴토키는 긴 쨩 히지카타는 토시라고 부르겠지. 히지카타가 아빠 취급 흉내라도 내라! 라고 버럭하면 나는 너 같이 어린 아빠 둔 적 없다, 나를 딸로 들이려면 대체 얼마나 어린 시절에 아랫도리를 휘두르고 다닌 거냐, 토시 귀엽지 않냐, 해. 등등의 말로 히지카타 뒷목 잡게 만들 것 같음. 히지카타가 아빠 노릇하려고 해도 카구라가 모르는 척해서 어디 밖에 데리고 나가기가 힘든... 히지카타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카구라는 한편으론 히지카타가 왜 저러는지도 아는데다 카구라같이 큰 애가 히지카타처럼 젊은 사람 보고 아빠라고 하면 주변에서 어떻게 볼질 알고 있으니까 그게 더 눈에 띌 거라고 생각하면서 속으로 역시 토시도 긴 쨩도 이상한 세계 사람들이라 평범한 세상 상식에는 까막눈이라면서 혼자 쯧쯧 거렸으면. 긴토키랑 히지카타는 단순히 그런 시선에 신경을 안 쓸 뿐인 건데.



7. 육아전쟁


의뢰의 일환으로 18개월 즘 된 아기를 맡게 된 긴토키와, 긴토키가 육아전쟁을 하게 되면서 자기를 만나지 않자 아예 해결사사무소에서 진선조로 통근하면서 같이 육아하는 긴히지 보고 싶음. 아기 깨면 피곤해 죽겠지만 둘다 일어나서 퀭한 표정으로 아기 달래주고 젖병 물려주고 아기가 웃으면 또 헬레레 표정 풀어져서 아기 이마에 키스해주고 자기들끼리도 눈 맞아서 키스하고. 둘이 붙어 있다 보니 하루 일과가 아기 밥 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목욕시키고 청소하고 힘들어 죽겠지만 그래도 서로 얼굴이랑 아기 웃는 얼굴에 풀어져서 피곤해도 몸은 노곤노곤 녹고. 서로에 대한 애정 더 뻐렁쳐서 잇챠잇챠 힘도 내 보고. 둘 사이 애정은 더 싹 트는 걸로.


물론 싸우기도 오지게 더 싸우겠지. 특히 초반에. 긴토키 애 보느라고 다른 일 못 받아서 거의 카구라랑 신파치가 일 나가니까 육아우울증 오기 시작한 긴토키가 히지카타한테 막 짜증내고 그래서 그때부터 히지카타 아예 해결사로 집 싸서 옮기고 나중에는 그냥 장기휴가 내고 둘이서 애 봤으면. 그롷게 한 3달 정도 애 보고 엄마가 와서 애 데려가고 허전해져서 한동안 좀 둘다 허망해 하다가 서로 좀 어린 애만 보면 막 꿀 떨어지는 표정 되고 그랬으면. 그거 보고 신파치랑 카구라랑 오키타 질색하면 좋겠네.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