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위터 에서 푼 인더플AU 썰 백업
- 순서 뒤죽박죽되어 버림.
1.
긴토키가 PDS 환자이고 병원에서 돌아온 뒤로 해결사를 차려서 PDS 환자들 도와주고 일반인들 일도 도와주고 그러고 있었음. 그런데 진선조라는 집단이 나타난 것. 진선조는 최근 특수경찰로 떠오르는 신흥세력이었는데 그게 사람들을 공격하는 PDS환자들을 잡아서 죽이거나 병원에 보내는 역할을 했음. 긴토키는 사람인 척 화장도 하고 다니고 있어서 진선조 사람들에겐 들키진 않고 있었음. 그러다 뭔가의 사건이 생기면서 긴토키가 푸른약을 먹게 되고 히지카타의 앞에서 광폭화하게 됨. 히지카타는 죽이려 하지만 그 순간 카구라가 나타나서 히지카타를 막고 신파치가 히지카타를 설득해서 히지카타가 입을 다물어주기로 했음. 아 인더플이니까 긴토키 때문에 해결사식구들이 가부키쵸에서 쫓겨날 위기였다가 히지카타 비롯 일부 사람들에 의해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되는 스토리.
2.
아 핑거섹스하는 긴히지 보고 싶다. 처음엔 고맙다고 앉아서 얘기하다가 분위기가 막 그러니까 슬며시 히지카타 손 잡고 핑거섹스하는 긴토키. 히지카타는 얼굴 붉어져서 자기도 모르게 느꼈으면 좋겠다.
고개를 숙인 남자의 은발이 바람에 살랑였다. 모닥불의 붉은 빛이 은빛물결에 스며든다. 아, 아름답다. 히지카타는 멍하니 눈앞의 광경에 시선을 빼앗겼다. 언제부터였을까? 그를 마음에 품은 것은. PDS환자인 그 본연의 모습마저 사랑스럽다. 창백하게 죽어버린 피부가 말도 안 되게 도자기처럼 아름답게 느껴진다. 색이 바래 혼탁해진 눈동자는 오모한 빛깔로 세상을 담아낸다. 검은 피가 흐르는 몸에선 절대 느껴질 리 없는 체온이 느껴지는 건 왜일까? 히지카타는 그 대답을 찾을 수 없었다.
긴토키. 사카타 긴토키. 남자는 자신이 잡아들인 혹은 보아 온 어떤 환자들과도 달랐다. 죽은 시체여야할 사람이거늘. 산 자의 누구보다 생기가 넘친다. 그 생기에 자신도 감화되어 빨려 들어간다. 그들을 혐오하진 않았다. 그렇다고 아름답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 히지카타에게 PDS 환자란 그저 죽었다 살아나 산 자의 세계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적응자들이었다. 외모가 많이 일그러진. 그렇게 생각하던 자신인데 이 남자는 어째서인지 아름답다고 느껴버린다. 그의 말 한 마디에, 그의 행동 하나에 눈이, 몸이 먼저 반응해 버린다. 좋아하게 된 걸까? 히지카타는 긴토키의 목덜미 밑에 뚫린 작은 구멍을 보며 생각했다.
그러다 긴토키와 눈이 마주쳤다. 흠칫 놀라 손을 뗐다. 어라, 나 언제...? 저도 모르는 사이 그의 목덜미를 쓰다듬던 손에 시선이 갔다. 놀라기는 긴토키도 마찬가지였는지 이제는 흐려져 경계를 잃어버린 동공이 확장되어 보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 낭패다. 스스로의 욕망 하나도 제어하지 못하면서. 히지카타는 자책하듯 고개를 떨구었다. 갈 곳을 잃은 채 공중에서 헤매던 손도 히지카타의 무릎으로 툭 떨어졌다. 잠시 간 정적이 흘렀다. 도망칠까 고민했다. 그러나 그럴 순 없다. 이 남자를 감시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자신이 먼자 남자의 겉을 떠나선 안 된다. 부장으로서의 이성이 히지카타의 감정을 억눌렀다. 그는 제 몸을 돌부처마냥 딱딱하게 굳혔다. 제가 인지하지 못한 새 또 다른 실수를 저지를까봐. 주먹을 꽉 쥐고 발에 최대한 힘을 주었다.
그러자 돌연 푸욱 땅이 패일만큼 긴 한숨소리가 들려 왔다. 자동으로 소리의 근원을 향해 고개가 돌아갔다. 자신을 바라보는 긴토키의 눈동자와 마주쳤다.
왜 그렇게 긴장하냐?
내가?
그래. 너 밖에 더 있어? 설마 네가 내 목 좀 더듬었기로서니 널 잡아 먹기라도 할까봐?
순간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히지카타가 잔뜩 경계의 빛을 띄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PDS환자, 속된 말론 좀비의 먹는다는 의미는 그 뉘앙스가 다르게 들려온다. 정말로 뜯어먹힐지도 모른다는 위협이다. 그러나 긴토키는 전혀 그런 기색이 없었다. 그저 죽기 전 그의 말버릇이라도 되는 양. 그렇게까지 긴장할 필요 없잖아. 긴 상 서운하게. 은근한 목소리가 히지카타의 청각세포를 톡톡 건들인다. 그 울림이 심장께로 퍼진다. 모든 감각이 긴토키를 향하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얼기고 이내 서로의 입술이 상대를 갈구한다. 마른 입술, 버석하고 쩍쩍 갈라져버린 거친 감촉. 그럼에도 산 사람의 입술처럼 온기가 느껴졌다.
히지카타.
은근하게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또 한 번 소름이 돋았다. 아까와 같은 공포 때문이 아니다. 듣기 좋은 목소리가 전신을 휘감고 옭아매는 기분에 심장이 찌릿했다. 발끝에 아찔한 전율이 타고 흐른다. 히지카타의 눈이 애원하듯 긴토키를 마주했다. 그에 부응하기라도 하듯 긴토키의 입술이 히지카타를 찾았고. 이제는 딱딱하게 굳어버린 긴토키의 혀가 히지카타의 것을 다급히 쫓았다. 두 사람의 욕망이 서로를 집어 삼켜 주변따윈 보이지 않았다. 입맞춤으로는 부족해. 히지카타는 더욱 긴토키를 갈구했다. 그리고 긴토키 또한 다를 바 없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입장을 잊은 채 서로를 갈망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맞잡은 두 손이 마치 자신의 손을 마주잡은 듯 꼭 맞았다. 우리 이런 것까지 천생연분인가봐, 히지카타. 긴토키의 말에 히지카타가 피식 웃었다. 그를 보던 긴토키도 쿡, 작은 웃음을 흘렸다. 히지카타를 완전하게 맞잡고 있던 긴토키의 손이 스르르 풀렸다. 아쉬움에 긴토키의 손을 쫓았지만 그의 손가락은 장난치듯 히지카타의 손가락을 훑고 지나갔다. 새끼손가락, 약지, 중지, 검지, 엄지. 그의 긴 손가락이 자신의 손가락을 하나씩 훑을 때마다 손이 저리고 발이 저렸다. 손끝을 타고 내려간 긴토키의 차가운 손길은 범해지지 않은 곳을 침투하듯 살짝 쥔 주먹 안쪽 손바닥을 향했다. 네 개의 손가락이 히지카타의 손바닥을 간질였다. 그것이 마치 저를 애무하고 범하는 것 같아 기분이 묘했다. 얼굴에 열이 화악 타올랐다. 히지카타는 새어 나오는 신음을 참으려 입술을 깨물고 눈을 감았다. 꽈악. 아주 꽈악.
3.
최근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비환자들 사이에 섞인 PDS환자들의 불온한 움직임이 범국가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사이비단체의 선지자. 그를 맹신하는 신도들이 조직을 견고히 꾸리고 스스로를 12사도라 부르며 세력을 확장하고 있었다. PDS환자들에게 진정한 자유를 되찾아준다며 PDS 치료 병동을 급습하고, 배척기관에 방화를 한다. 그뿐만 아니라 국가에서 지급하는 약 투입을 거부하고 혈색이 죽고 여기저기 기워진 그들의 얼굴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다녔다. 산 사람들과 환자들 사이의 긴장이 팽팽했다.
4.
쿨럭. 왈칵 검은 피가 쏟아졌다. 뭐, 뭐지? 당황한 긴토키의 혼탁한 눈동자가 커졌다. 오늘은 누군가와 싸운 일도 무리한 일도 없다. 아침에 일어나서 그냥 평소처럼 밥을 하고 오지 않는 의뢰인을 기다리다가 지쳐 점프를 보고 그러다 잠에 들고. 카구라가 배고프다고 해서 다시 일어나서 점심을 해 주고. 간을 보겠답시고 음식을 먹은 것도 아니고 지나가던 낭인에게 몸을 베인 것도 아니다. 그럼 대체 뭐지? 설마 죽는 건가? 아냐, 아니지. 그래, 그럴리가 없어. 목이 댕강한 것도 아닌데 좀비가 죽다니 듣도 보도 못한 시츄에이션이잖아. 어느 좀비물에서 아무것도 안 한 좀비가 죽냐고? 억울해서라도 이건 절대 아니다. 긴토키는 필사적으로 도리질쳤다.
그럼 대체 뭔데? 왜 갑자기 각혈? 긴토키 씨 생전에 모르던 병이라도 있었던 거? 그 뭐냐, 결핵이나 이런 걸로 죽었던 거야? 뭔데, 진짜 뭔데 갑자기? 머리속이 혼란스럽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에 대한 두려움. 설마하니 두 번째 죽음입니까, 요 녀석아? 사람 생명 그렇게 죽였다 살렸다 맘대로 되는 겁니까? 엉? 듣는 사람도 없는데 허공에 긴토키의 푸념이 쏟아졌다. 죽음에 대한 감각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그 두려움도 잊었다. 지금도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이게 정말 죽음에의 전조인가? 모르겠다. 해결사를 하면서 이런 저런 일을 다 겪어봤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 헝클어진 사고는 영 풀리지 않았다.
내키진 않지만 도움이 필요했다. 카구라나 신파치에게 부탁할 순 없어. 그건 타마도 마찬가지. 괜히 걱정끼치게 하고 싶지도 않고 별 것 아니면 그것대로 모양 빠지니까. 이런 걸 잘 알 사람이 누가 있지? 긴토키는 주변에서부터 차례로 지인들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러다 문득, 간밤에 받은 명함이 떠올랐다. 다급하게 서랍을 열어 자그마한 종이를 찾았다. 흰 바탕에 간결하게 쓰여 있는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 진선조의 부장, 히지카타 토시로의 것이었다.
긴토키는 전화기 앞에 명합을 내려놓고 수화기를 들었다. 다이얼에 손을 올렸다. 드르륵, 드르륵, 다이얼을 돌릴 때 긴토키는 또 다른 변화를 눈치챘다. 손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손이 제멋대로 떨렸다. 단순한 경련 수준이 아니다. 다이얼을 제대로 돌릴 수 없을 정도로 긴토키의 손은 심하게 떨렸다. 그제야 사태가 가볍지 않다는 게 실감이 났다.
PDS는 환자는 대부분의 감각세포와 신경이 죽어 있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운동신경과 뇌세포는 예외였다. 치유가 된 PDS 환자들은 대개 뇌세포가 활발히 살아나고 있었고 일반사람들과 같은 이성을 유지할 정도가 된다. 다만 뇌에서 전달하는 명령을 중간에서 전할 신경물질이 제대로 작용을 하지 않아 문제였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에선 이를 임의로 생성하게 만드는 약을 개발했다. 이 약은 척수에 주기적으로 넣어주지 않으면 대뇌의 명령이 제대로 타 신경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몸은 이성에 반하여 행동하고 운동신경의 제어 또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치료되지 않은 부활자들, 속된 말로 좀비라 일컫는 이들이 겪는 문제가 바로 이것이었다.
그리고 그 중 하나가 바로 근육의 경직이나 떨림현상이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PDS환자들은 필수적으로 매일 한 번씩은 반드시 정부에서 지급하는 약을 목 뒤의 구멍을 통해 척수에 직접 투여한다. 만약 그의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분명히 오늘 아침에도 긴토키는 카구라의 도움으로 약을 투입했다. 그런데 어째서? 약이 듣지 않았나? 금방의 각혈도 좀비화의 징조? 만약에 그런 거라면 어떡하지? 제 이성은 카구라를 인식하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고 그녀를 공격하면? 그것만큼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 긴토키는 덜덜 쩔리는 손을 억지로 움직이며 다이얼을 돌렸다. 빨리, 빨리, 라며.
2) 그러다 카구라가 올라오는 소리를 듣고 다급하게 전화를 끊고 피를 닦고 손을 감춤. 아무것도 모르는 카구라는 신이 나서 다시마초절임을 씹으며 돌아옴.
3) 긴토키는 기회를 봐서 점프를 핑계로 밖으로 나와 내달렸음. 평소엔 꼼꼼히 하던 화장도 하지 않고 렌즈도 끼지 않은 채로. 카구라는 그런 긴토키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고 사다하루와 함께 긴토키를 미행했음.
4) 긴토키가 도착했을 때 히지카타는 둔영에 없었음. 순찰을 나간 탓에 저녁 때야 되어야 들어온다고 했고 긴토키는 그 말에 눈에 띠게 초조해 했음. 어이, 혹시 그... 나 같은 사람에 대해 들어온 뭐 새로운 정보 없어? 하고 아쉬운대로 물었지만 평대원이 그런 것을 알려줄 리도 알고 있을 리도 없었음. 긴토키는 곤란하게 됐네. 대문 앞을 서성이다 걸음을 옮겼음. 걷는 내내 떨리는 손에 긴토키는 밖으로 내 놓았던 손도 키나가시 안으로 집어 넣고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거리를 걸었음. 제 얼굴 때문인지 지나가는 사람들이 저를 보고 웅성이는 소리가 들렸음. 멸시 받는 기분이란 언제가 되어도 적웅되지 않는 것이었음. 긴토키는 최대한 인적이 드문 곳으로 발길을 돌렸고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이곳저곳 발길 닫는대로 걷고 있었음.
5) 한편 카구라는 그런 긴토키의 뒤를 계속 미행하고 있었음. 무슨 급한 일이 생긴 건 맞는 것 같은데 그 내용을 알 수가 없으니 답답했음.
5. 도입
"어제 그 얘기 들었어요?"
"간밤에 미나코 씨 집에 나타난 좀비 말이죠?"
"요즘 부쩍 그런 사건이 많던데 그들을 너무 많이 풀어준 거 아닌가 염려돼요."
"그러게 말이에요. 오늘 당장 습격 당할지도 모르는데...."
"대체 좀비를 어떻게 사회화시킨다는 건지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이 에도가 어떻게 될런지 너무 걱정되네요."
"좀비가 아니라 PDS증후군 환자죠."
갑작스레 끼어든 남자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두 여인이 뒤를 돌아봤다. 단정하고 검은 머리칼에 검은 제복을 입은 남자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입에 담배를 물었다. 얼핏 봐도 장식이라기엔 값이 나가 보이는 검을 차고 있어 그녀들은 단번에 그의 정체를 알아챘다. 최근 에도에 나타났다던 무장경찰, 진선조. 그것도 일반대원이 아닌 간부급의 등장에 두 사람은 당황해 허둥지둥거렸다.
Partially Dead Syndrom이라는 병명을 붙여가며 막부는 부활자들을 다시 사회로 돌려보내기 위해 병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 병원에서 일정 치료를 받으면 좀비들은 인간으로 돌아와 일상생활 및 사회생활이 가능해진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여전히 그 진위를 믿지 못하는 시민들도 많았고 실제로 치료가 된 줄 알았던 이들이 다시 좀비로 돌아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시민들은 이런 일에 위협을 느끼지만 정부는 끊임없이 PDS환자들을 사회로 내보내려 하니 그에 반감이 따르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그런 정부가 최근 창설한 것이 막부 직속의 무장경찰소속 진선조다. 그들이 맡는 임무의 대다수도 PDS환자와 관련된 모든 업무라고 한다. 그리고 그녀들의 뒤에는 그런 집단의 간부가 있는 셈이다. 당연하게도 저들의 발언이 혹여라도 막부에 대한 불만으로 비춰질까 놀라 몸을 움츠렸다.
"그렇게까지 겁먹을 필욘 없는데. 내가 그쪽을 잡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한가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틀린 말을 정정한 거니까 괜히 사람 민망하게 그러지 마쇼."
히지카타는 어깨를 으쓱하곤 그녀들을 스쳐지나갔다.
-
히지카타에게 커밍아웃을 하는 순간은 긴토키가 다쳤을 때임. 긴토키는 아직 단 한 번도 히지카타에게 자신이 PDS환자임을 말한 적이 없음.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냥 히지카타가 그의 정체에 대해 모르고 있었으면 해서 혹은 귀찮아질 것 같아 굳이 히지카타에게 자신의 진짜 모습에 대해 말하지 않았음. 당연히 히지카타는 긴토키가 사람이라고 알고 있었고, 긴토키의 강함이 긴토키 개인의 힘이라고 생각했음. 물론 맞는 말이긴 함. 그가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하지만 그가 두려움 없이 검을 휘두를 수 있는 이유에는 그가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또 쉽게 죽지 PDS환자라는 이유도 있었음. 히지카타는 그걸 모르고 그저 단순히 저 녀석은 이상하게 강한 수상한 놈 정도로 인지하고 있었음.
그러다 긴토키가 히지카타의 눈앞에서 다치는 일이 생김. 크게 등을 베였는데 긴토키는 아무렇지도 않게 자기를 공격한 남자에게 반격했음. 히지카타는 이상하다는 걸 느꼈음. 긴토키의 뒤에 흩어진 액체는 붉고 신선한 피가 아니라 썩은 물처럼 검고 퇴색한 피인지도 모를 액체였기 때문이었음.
히지카타의 경악한 표정을 본 긴토키는 씁쓸한 미소를 짓더니 이내 장난스럽게 PDS 환자 처음 봐, 시골뜨기 형사님? 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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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지카타 생각하며 자위를 하는데 느끼지 못하는 긴토키. 죽기 전엔 분명 이런 감촉이었다며 떠올리며 느끼려 노력하지만 느끼고 싶어도 느낄 수 없는 몸에 서러워서 우는 긴토키.
6. 감각이 돌아오는 긴토키
뚜르르. 뚜르르. 오늘따라 왜 이렇게 신호가 긴 거야! 초조한 마음에 짜증이 확 치밀었다. 받아, 제발 빨리 받아 히지카타! 긴토키는 덜덜 떨리는 손을 겨우 받쳐 귀에 소화기를 가져갔다.
- 누구쇼?
무심한 목소리에 마음이 진정됐다. 다행이다. 한숨을 내쉬었다.
-히, 히지카타. 나야.
-나가 누군데?
-긴 상.
-해결사냐?
-어, 나야.
-웬일이냐? 네 녀석이 이 번호로 전화를 다하고.
꼴깍 마른 침을 삼켰다. 이걸 어떻게 말한다. 잘못 말하면 히지카타는 자신을 취조실이나 구치소로 끌고 갈 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시 도움을 청할 사람은 그뿐이다. 히지카타의 은근히 사람 좋은 면을 믿는 수밖에. 긴토키는 크게 숨을 들이켰다.
-네 녀석 뭔데 이렇게 뜸을 들여? 별 거 아니면 할복해라.
-별 거야. 히지카타 군 지금 혼자?
-무슨 소리야?
-옆에 듣는 사람 있어?
넌지시 묻자 짧은 정적이 흘렀다.
-누가 들으면 곤란한 얘기냐?
-응. 조금...
-내가 그쪽으로 갈게. 꼬맹이들 없는 거지?
-고마워.
뚝. 수화기를 내려놓자 떨림이 멎었다. 대체 어떻게 된 걸까? 자신도 영문을 모르겠다. 아이들이 돌아올 때까진 대충 3시간 즘 남았다. 바로 해결 볼 수 있는 문제면 좋겠는데. 긴토키는 애꿎은 천장을 바라보며 투덜댔다. 무슨 큰 병이면 죽어도 곱게 안 죽을 테니까 당신 각오하라고.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신이란 녀석을 향해 말했다.
-ㅎ...ㄹ사! ...결ㅅ... 문... 어!
비몽사몽 간에 무슨 소리가 들렸지만 긴토키는 눈을 뜰 수가 없었다. 몸이 가라앉고 피곤했다.
쾅쾅!
해결사! 문 열어!
문이 부서져라 두드리는 소리에 긴토키는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깼다. 벌떡 일어난 터에 의자 다리와 발이 엉켜 우당탕 우스꽝스럽게 넘어졌다. 아야야야. 누구야. 머리를 긁적이며 문을 열었다. 검게 그늘진 그림자의 정체는 히지카타였다.
어라, 히지카타 군? 왔네, 진짜?
그럼 가짜로 올 줄 알았냐?
바빠서 안 올 줄 알았지.
하아...
히지카타가 짧은 한숨을 토했다.
엄청 멀쩡해 보인다만?
아, 그게.
긴토키는 거짓말처럼 떨림이 멈춘 손을 내려다 보곤 헛헛하게 웃었다.
뭐야. 장난이면 진짜로 할복해라, 네 녀석.
장난은 아니었는데. 일시적이었나?
혼란스러워하는 긴토키의 눈을 바라본 히지카타가 소파 위에 검을 눕혀놓고 털썩 주저 앉았다.
진짜 뭔데?
역시 말하는 게 좋겠지?
아앙? 뭔데 자꾸 뜸 들여?
긴토키는 선뜻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대로 히지카타를 돌려보낼 수도 없어 그의 맞은 편 소파에 몸을 기대 앉았다. 아아, 이제 긴 상도 모르겠다. 긴토키는 있는대로 괴성을 지르고는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묵직하게 닫힌 입을 열었다.
히지카타, 혹시 최근에 좀비화가 진행되는 환자에 대해 들어본 일 있어?
그게 무슨 소리야? 투약하지 않은 녀석들 말하는 거야? 아니면...,
아니아니! 그런 거 말고. 약도 꼬박꼬박 잘 투여했고 뭐 다른 거 한 것도 없고 천인들의 약에 노출된 것도 아닌데 좀비화가 진행되는 녀석들 말이야. 그런 건 없었어?
없었는데. 왜?
히지카타는 전혀 짐작 가는 데가 없는 눈치였다. 일단 웬만한 사건은 진선조를 거친다. 이만한 일을 히지카타가 모른단 것은 정말로 긴토키의 변화는 그에게만 일어났단 확신과도 같았다. 그렇다면 히지카타가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 아닐까? 히지카타가 그런 일에 대해 안다면 혹시라도 이 상황을 낫게 하는 약이나 조언이라도 들을 셈이었는데, 낭패였다.
아 귀찮다. 이 뒤에 히지카타한테 자기 상태 털어놓고 둘이 고민하다가 일단 히지카타와 동거하는 긴토키 보고 싶은 거였는데. 카구라랑 신파치랑 사다하루한테 들키면 안 되고, 히지카타도 긴토키를 가까이서 감시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고 긴토키도 거기에 동조해 히지카타랑 긴토키가 동거하게 되는 그러면서 둘이 점점 좋아하게 되는 그런 클리셰가 보고 싶었는데.
+) 푸른 약(천인에 의해 개발된, 좀비화를 가속화시키는 약)에 관련된 사건을 맡게 된 긴토키. 그 때의 사건과 연관지어보려 해도 긴토키는 푸른 약을 먹지 않았음. 그리고 현재 푸른 약은 테러방지와 불법약품단속의 일환으로 진선조가 그 일당을 거의 체포 정리한 상태였음. 원래도 구하기 힘들지만 지나가다 약에 노출될 확률은 정말 천의 하나라는 것. 그렇기에 긴토키는 자신의 변화가 이변이라고 생각했고 두 번째로 찾아온 죽음의 순간에 처음으로 공포를 느꼈음. 첫 죽음 때는 처연하게 받아들였던 죽음이었건만 실제로 죽음을 경험하고 나니 자신 때문에 남겨진 이들에 대한 책임감, 차가운 땅속에 묻혀 있던 그 고독함, 폐쇄감, 공포고 몸에 각인되어 있었음. 물론 죽고 나면 느끼지 못할 테지만 역시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미련은 쉽게 버려지는 것이 아니었음.
7. 배경
행성에너지로 알려진 아르타나는 이용가치가 무궁무진한 에너지로, 살아 있는 생명체가 이 에너지에 오래 노출되면 불로불사가 된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환상의 자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자원을 얻기 위해 지구인들은 지구를 무분별하게 개발하기 시작했고, 그를 틈타 지구의 아르타나를 탐하던 천인들은 각자의 목표를 가지고 하나 둘 씩 이곳, 지구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무분별한 개발을 버티지 못한 지구의 생태계가 흐트러지면서 아르타나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내 불안정해진 아르타나가 폭주하면서 매장된 사자들이 살아나는 사태가 일어나게 된다. 좀비가 되어 살아난 이들은 자아가 없이 본능에 따라 살아 있는 자들을 먹이로 삼아 포식활동을 시작하였다. 각 나라는 순식간에 좀비로 인한 혼돈과 공포에 휩싸였다.
이에 막부는 대책을 세우기 위한 각종 연구기관과 함께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특별안보기관인 진선조와 견회조를 꾸미게 된다. 또한 포화하는 인구를 소화하기 위해 도시의 크기를 키우고 천인들에게 터전을 내주었다. 그들의 뛰어난 의학기술을 이용하기 위해서였다. 전폭적인 정부의 지원으로 제약회사들은 뇌의 기능을 활성화시켜 인간의 사고능력을 유지시키는 신약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이 약은 좀비로 부활한 이들을 치료하고, 이성과 자아를 가진 한 사람의 인간으로 되돌리는데 성공하면서 정세는 빠르게 변했다. 막부는 모든 좀비들에게 필수적으로 해당 약을 투여받고 정부에서 지원하는 치료 프로그램을 거치도록 명령한다.
견회조와 진선조에 의해 포획된 좀비들은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더 이상 본능에 따라 행동하는 포식자가 아닌, 자유의지에 따라 행동하는 인간으로 인정받게 되었고, 다시금 사회로 돌아가는 두 번째 기회를 얻게 된다. 이렇게 돌아온 이들을 나라에선 Partially Dead Syndrom 즉, PDS의 환자라고 칭하며 생전의 신원을 복구해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죽었다 살아난 이들에 대한 공포와 언제라도 그들이 자신들을 공격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람들은 부활자들을 시기하고 배척했다. 이런 분위기가 번져 PDS환자들을 반대하는 과격단체가 나타나고, 에도는 분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되었다.
이 동란의 시기에 한 사람의 사무라이가 여기 있다.
사카타 긴토키, 그는 카부키쵸의 해결사이며, 이 혼란의 시작이자 첫 부활자가 된 남자였다. 그리고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그와 그를 사랑한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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