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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2.5D

[섀헌] 310 이후의 말렉

310 이후로 매그가 돌아오면서 마력을 잃은 상태임에도 저도 모르게 마법을 썼다가 허망해지는 거. 끊임없이 마법이 없는 것에 익숙해지려 하고 사실 마법이 있었을 때도 직접 하던 것들이 많아서 불편하진 않았지만 다소 귀찮고 허망하게 느끼는 거. 스스로가 텅 빈 것 같다고 느끼긴 해도 그럼에도 새로운 자신에게 조금씩 적응해나가고 있었는데 매그너스의 마법이 없어서 알렉이 곤란해지면서 매그너스가 또다시 자기의 무력함이 괴로워하는 거. 처음 지상으로 돌아왔을 때처럼 룬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도 아니라서 안 그래도 우울했었는데 거기에 무력함까지 느끼니까 과거의 선택을 잠시나마 후회했으면. 물론 곧바로 그것 또한 자신의 선택이었는 걸 그 때가 다시와도 같은 선택을 했을테니 이제와 이런 생각을 하는 것조차 부질없다고 느끼겠지. 말렸지만 알렉은 매그너스보다도 완강하고 고집이 셌음. 매그너스도 말리지 못한 그녀가 알렉을 설득시킬 수 있는 건 무리였고, 오히려 알렉을 말려야할 클레리와 제이스, 이지조차도 그를 돕겠다고 나섰음. 그들도 자신때문에 매그너스가 너무나 큰 희생을 했다고 어느 정도 자책감과 부채감을 느끼고 있었기에.


그렇게 힘들게 여러 방법을 강구해 에돔으로 내려갔는데 막상 매그너스는 알렉산더를 비롯한 이지와 제이스를 기억하지 못했고 클레리와 매드지만 비스킷, 스위트피! 날 보러 와준 거야? 다른 곳도 아닌 에돔으로? 하며 껴안고 반가워하겠지. 그러면서 뒤에 따라온 셋을 보며 와우, 섀도우헌터들을 잔뜩 끌고 왔네. 별로 좋지 않은데. 여긴 에돔이라고, 비스킷. 용케도 공격받지 않고 왔구나. 라며 자신이 머무는 성의 응접실로 다섯을 데리고 들어왔으면. 매그너스답게 굉장히 화려했지만, 따스했던 로프트와 달리 어쩐지 스산한 기운이 맴도는 곳에 네 섀도우헌터들은 몸을 떨었음. 그러나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음. 더 차갑게 느껴진 건 매그너스의 태도였기에.


매그너스는 클레리와 매드지를 제외한 세 사람을 없는 사람마냥 상대도 하지 않았음. 아는 척은 고사하고. 알렉은 당장이라도 매그너스에게 달려가 끌어안고 싶었지만 매그너스의 태도에 몸이 얼어 움직일 수가 없었고, 이지 또한 왠지 매그너스가 이상하다며 상태를 지켜보자며 제이스와 알렉을 가로막았음. 클레리 또한 이지의 사인을 눈치채고 넌지시 매그너스에게 알렉과 이지 제이스가 왔다며 돌려 말했지만 여전히 매그너스는 그들을 아는 체도 하지 않았음. 정말 모르는, 혹은 관심도 없는 이들을 대하는 태도에 알렉은 절망했음. 자기와의 기억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모두 버린 게 아닐까 하는 자괴감마저 들었겠지.


클레리는 당신이 그립다며 돌아왔으면 했지만 매그너스는 자신이 아스모데우스에 묶인 몸이며 이곳 에돔으로의 귀환은 자신의 선택이었기에 아마 돌아갈 일은 없을 거라고 못을 박아버렸음. 그래도 온 손님을 바로 내쫓을 순 없겠지. 너희가 괜찮다면 하루 정도는 이곳에 있어도 괜찮아. 내가 너흴 보호해 줄테니. 많이 보고 싶었단다, 매드지. 클레리. 하면서 두 사람에게 애정넘치고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음. 알렉은 심장이,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에 저도 모르게 심장을 부여잡았음. 뭐 결국엔 알렉이 매그의 기억을 되찾아주거나 아니면 다시 매그가 알렉의 얼굴에 반해 점점 끌리게 되거나 하는 그런 이야기가 되겠지만 보고 싶다.